220618 전 잠실에서 죽겠어요...(드림콘서트 후기)

https://youtu.be/UmM7UwdMoSg

조승연(WOODZ) - POOL

요즘같이 꿉꿉한 날씨엔 노래라도 시원한 걸 들어야 한다. 그럴 땐 플리에 꼭 담는 노래가 POOL이다. 고급 휴양지 펜션에 누워서 딱 한 노래만 들을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이 노래를 선택할 거다. 조승연... 우즈.... 당신.... 매달 앨범 내주시면 안 될까요?

오늘은 미뤄왔던 드림콘서트 후기를 쓸 예정이다. 원래 같으면 갔다 온 다음 날 바로 포스팅을 하려고 했으나 현생을 사는 게 너무 바빴다. (사실 퇴근 후 매일 누워만 있었음)


https://mylovedearly.tistory.com/m/4

220523 - 하늘이 무너져도 내 관짝이 들어갈 자리 하나쯤은 있다

드림콘서트 티켓팅 후기 글을 보고 와도 좋습니다. ^^

티켓팅을 하고 나서 한 3~4일 있었을까 티켓을 배송받았다. 그때까진 3년 만에 오프가 실감이 안 났지만 (사실 중간에 다른 오프도 갔음) 몇 시간 전이 되니까 개갓이 떨리긴 했다. 원래 준비물을 챙길 때 가장 떨리는 법이다.


준비물은 대충 보조배터리, 슬로건, 렌즈, 화장품, 응원봉, 여분 건전지, 신분증, 카드 등이 있다. 2년 전 빅톤 콘서트에 갔을 때, 렌즈를 챙겨갔으나 안 낀 상태로 스탠딩에 들어가서 패닉이 온 적 있다. 그때 급하게 트위터에서 일회용 렌즈가 있는 분을 찾았는데 마침 착한 앨리스가 자신의 렌즈를 그냥 주셨다. 대한민국은 참 정이 넘치는 곳이다. 스탠딩 번호가 앞쪽이었는데... 다시 재입장할 때 마음이 얼마나 쓰리던지.... 그때 이후로는 렌즈를 꼬박꼬박 잘 챙긴다.

3시간 전 잠실 주실경기장 역에 도착해서 나가는 길....
이때부터 사람이 우글우글해서 내가 진짜 콘서트장에 오긴 왔구나... 하고 가슴이 쿵쿵 뛰었다. 이 풍경... 습도... 어쩌구가 얼마나 오랜만인지. 잠실 경기장에 마지막으로 왔던 건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 콘서트이다. 그때도 여름이어서 물도 쏴줬는데.... 오늘은 물 안 쏴주겠지?

도착하니까 옆 경기장에선 야구 경기가 있었는지 야구팬+티켓 플미 업자+틈새시장 공략 상인들+소녀팬+남팬이 뒤섞여 혼잡스러웠다. 홍대 거리보다 더 어지러운 자유로움이 혼재했다. 입장 전 믐뭠봉(고기다지기)를 들고 사진도 찍어줬다.

예절샷도 빠질 수 없지. 최차애 포카 들고 한 컷... 우리 아기들 귀엽지 않나요?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뭔 말인지 알 것 같다. 종이 두 장에 행복해지는 마음.... 가성비가 줄줄 내려오는 취미인 것 같다.(그러기엔 돈을 왕창 쓰는 편)

혼자 와서 할 일이 없어서인지 걍 빨리 입장했다. 사진을 찍은 시점은 공연 시작 1시간 전인데 좌석에 팬들이 많이 착석해 있었다. 시야는 뭐... 역시 구리고 분위기는 좋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대형 공연장 중에 잠실 주경기장이 제일 구리다. 3층은 등받이가 없기 때문이다. 4시간 공연 동안 척추가 아작 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채 이때까진 신나 있었다.

근데 설마 나만 혼자 왔냐... 다들 삼삼오오 친구들이랑 같이 왔던데 나만 솔플인 것 같아서 조금 위축됐다. 우쒸 나만 친구 없어.....

3층 난간 앞에 출연 아티스트 팬들이 준비한 현수막이 걸렸다. 아 근데 (할 말 많음) 우리 구역 앞에 설치된 현수막이 제대로 고정이 안된 건지 바람만 불면 넘어오고 시야 가리고 난리가 났었다. 개빡침 쓰면서도 개빡침 아무튼 그랬다.

3층 레드벨벳 팬들 권장석 2열이었는데 시야는 대충 이렇다.
와 ~ 그래도 괜찮네... 위로를 하다가 전광판이 틀어진 순간 알았다. 나시카 안 들고 갔으면 아무것도 안 보일 뻔했다는 걸....
무대에서 스태프들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는데 안 그래도 머리 작은 엔시티 드림... 면봉처럼 보이겠네... 이 생각을 했다. 그래도 간 것에 의의를 두고자 했으나 그라운드 초대석이 매우 부러워졌다. 빈자리 많던데 나 한자리만 주면 안 될까?

나시카 초점 조절하면서 전광판을 찍었다. 망원경 시야가 이 정도인데 쌩눈으로 잠실 주경기장 3층을 가는 건 매우 비추한다. 꼭 망원경 챙겨가세요... 하늘 보러 가는 게 아니라면....

러비 권장석이어서 그런지 내 옆자리 분도 레드벨벳 팬이었다. 뒷줄에 앉으신 분이 내 옆자리에 계신 러비가 내 친구인 줄 알았는지 이걸 찔러주셨다. 이걸 왜...? 하는 표정으로 일단 받았다. 받은 김에 인증샷도 갈겼다. 너무 귀여운데 누추한 제가 이렇게 귀한 걸 받아도 될까요? 요즘 팬들은 포카 부적을 만들어서 앨범깡하기 전에 앨범에 비빈다. 그럼 놀랍게도 포카가 최애로 바뀌어서 나온다. 원리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샤머니즘이 있다.

드콘에 엠씨는 NCT 도영, IVE 유진이었다. 멍 때리며 앉아있는데 옆에 시즈니가 다급하게 망원경을 들길래 나도 같이 황급히 무대를 쳐다봤는데 엔시티 도영이었다. 염색을 했는지 은발이었다. 역시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비율이 미쳤다. 하지만 𝙅𝙤𝙝𝙣&𝙢𝙚 안보였다. 그나마 줌 당겨서 아! 저 염색머리가 연예인이군! 하고 말았다. 내 시력이 6.0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해가 지기 전까지는 신인 아이돌들이 나왔다. 중간중간 특별 무대도 있었는데 은근히 재미있었다. 솔직히 아는 노래가 별로 없었다 ㅎ.... 미안해 얘들아 꼭 성공하자. 노래 따라 부를게!!!

무대를 좀 보고 있으니까 옆자리 시즈니가 말을 걸어줬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친해졌는데 나이를 먼저 물어보길래 시원하게 오픈했다. 딱 봐도 어려 보였는데 19살 갓기였다. 내 나이를 듣고 적잖이 놀란 듯했다. 언니.... 덕질 잘하지?
분명 놀랐으면서 나보고 내 내이로 안 보인다고 했다. 당연하지 난 동안인걸! 그 애기랑 공연 끝날 때까지 같이 재밌게 놀았다. 번호도 교환하고 셀카도 찍었다. 귀엽고 사교성 높은 친구였다. 서로 MBTI 이야기도 하고 다음 드림 단독 콘서트에서 꼬옥 만나자고 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이 글을 쓰는 시기엔 티켓팅 이미 끝남 난 올콘 감)

오마이걸도 보고... 스테이씨도 보고.... 정말 놀라운 건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ASAP을 떼창 하는 광경이었다. 합성 금지일 땐 어떻게 참고 산거죠? 합법적 코노 앞에서 가만히 있으면 바보다. 나 도목이 쉬어라 소리 지르고 같이 노래 불렀다. 너무 즐거워! 짜릿해! 맨날 이랬으면 좋겠어

빅톤도 보고~
안녕 얘들아...(아련)
병찬이는 여전히 잘생겼다. 혼자 흰 셔츠를 입고 등장했는데 단추가 한두 개만 잠겨있었다. 잠실 핫가이네...하지만 여전히 병아리 같다. 귀엽기만 하다. 정수빈은 오늘도 존잘이다.

이때쯤이었나? 별똥별을 봤다. 처음엔 폭죽이 늦게 터진 건가 싶어서 얼떨떨했는데 집에 와서 기사를 찾아보니 그날 별똥별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늦게나마 집에 와서 소원을 빌었다. 부자 되게 해 주세요.... 드림 단독 콘서트 올콘 하게 해 주세요....
소원을 늦게 빌어서 그런지 첫 번째 소원은 늦게 들어주는 것 같다. 개 너무하시네 다이렉트로 들어주면 안 되나요? 근데 두 번째 소원은 들어주셨다. 그래요 저 드림 단콘 올콘 가요~^^✌

레드벨벳 무대까지 지나가고....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로 다음 무대가 엔시티 드림이었기 때문이다. 이 날 아이린 언니가 너무 예뻤다. 하나님이 아이린 언니를 만들고 지친 상태로 나를 만든 게 틀림없다. 어쩜 같은 사람인데 저렇게까지 골져스 하지? 빡치기 시작한다. 나도 좀 신경 써서 빚어주시지! 흥입니다.

3시간 반 동안 기다렸더니 엔시티 드림이 나왔다. 3시간 동안 좋아하는 아이돌이 한 트럭 나와서 그때마다 소리를 질렀는데 그건 가짜 함성이었다. 난 내가 이렇게까지 크게 사자후를 내뱉을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드림이 나오자마자 성대가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이날 1년 치 기력을 다 쓴 듯했다. 아니 근데 이제노 사람 맞아? 내 어휘력으로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잘생겼다. 붓기제로의 제노? 내가 그라운드였으면 당장 무대 난입하고 청주 여자 교도소에 갔을 것 같다. 3층에 있어서 다행이지 범죄자 신세가 될 뻔했다.

공연이 끝나고 전출연진이 나와서 팬들과 인사를 했다. 우리 드림도 무대 곳곳 인사를 하러 다녔는데 망원경을 들고 해찬이만 봤다. 중간에 든 인형을 던지는 모습도 실시간으로 봤다. 그거 받은 사람은 그걸 가보로 보관하겠지? 배가 아프다 못해 장기가 뒤틀리는 고통을 느꼈다. 역시 사랑은 자해가 틀림없다.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지성이가 유난히 팬석 이곳저곳을 보고 있었는데 역시 갓기인듯하다. 팬서비스가 끝내준다. 단콘에선 더하겠지? 우리 아기.... 기다려 누나가 갈게....

퇴장 전 좌석을 찍었다. 무대 도중에 찍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저 많은 좌석을 꽉 채운 불빛이 너무 아름다워서 은하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게 아쉬웠다. 퇴장을 할 때쯤 친해진 옆자리 시즈니랑 같이 셀카도 찍고 응원봉 사진도 찍었다. 각자 인스타용 사진도 찍어주고 빠빠이 했다.

이히히ㅣㅎㅎ 친구 ㅅ생겼당!!!! 너무 좋아!!!!!!!!!!!
참고로 나의 MBTI는 INTP이다. 하지만 시즈니 친구는 참을 수 없지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다. 근데 내 머리 왜 저렇게 말총같이....?....
대충 묶었더니 저 지경이 되어있었는데도 몰랐다. 저렇게 찍힐 줄 알았으면 제대로 묶고 다시 찍을 걸.... 근데 예쁘게 나와서 기분 좋았다.
괜찮아 나름 분위기 있어...!

집에 가는 게 너무 아쉬워서 나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집은 가야지 터덜터덜 퇴장했다. 저 그냥 여기서 죽을래요!!!

공연은 행복하나 귀갓길은 지옥이 따로 없다. 저 인파가 보이세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다니 건축이란 신기하다. 활하중이 정말 엄청나겠군! 이 생각을 했다. 알게 뭐람

하지만 생각보다 저 인파는 빨리 빠진다. 역시 빨리빨리의 민족.... 귀갓길도 빠르다.
바로 지하철을 타기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삼성역까지 걸어갔다. 다리를 지나고 있으니 드림애들이 라방을 켜줘서 그걸 보면서 터덜터덜 걸어갔다. 나의 행복한 4시간이 끝나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벌써 3주가 지났는데 나는 이 날의 기억으로 드림 단독 콘서트를 기다린다. 나이 먹고 아이돌 따라다니는 게 좋냐, 아이돌이 밥 먹여주냐는 소리도 들었지만 그래도 난 아이돌이 좋다.
시발 길거리를 걸어봐라 쟤네보다 잘생긴 사람이 있냐?
(차분) 좋아하는 걸 적당히 즐기는 것만큼 건강한 삶은 없을 거란 생각을 한다. 언제까지가 될 진 모르겠으나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을 때까진 마음껏 좋아해 보고 싶다.

오늘도 잊지 못할 소중한 하루를 더 자세히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남긴다. 다음엔 드림 단독 콘서트 후기를 남기러 와야지
좀 이따 출근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지만.... 7월 말까지 아좌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