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19 - 이거 너무 쪼끄매서 친구가 좋아하실까?

직장인의 평일이란 한강에 누워서 쬐는 햇빛과 같다.
졸리고... 나른하고... 한 30분 있다 보면 이제 그만 집에 가서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특별할 거 없이 8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했다. 아침에 여유가 남으면 오늘 입은 옷 사진을 좀 찍을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싸한 느낌과 함께 용수철을 튕기듯 일어났다. 앗뿔싸 시계를 보니 평소보다 30분 늦게 일어난 걸 알았다. 그렇다 이번 달에도 난 카카오 택시 VIP다. 이번 달 카드값이 많이 나와서 택시를 줄여볼까 했더니 귀신같이 늦게 일어났다. 난 쓰레기가 틀림없다. 체력도 쓰레기…. 정신머리도 쓰레기…..

오늘 쓰레기의 데일리룩은 이렇다.

가로수길 에이랜드에서 산 크롭 긴팔티와 육육걸즈 슬랙스, 직접 뜬 가방이다. 저 착장에서 제일 비싼 건 휴대폰이다. 당연하다. 다 합쳐도 10만 원을 안 넘는다… 가성비가 줄줄 내려오는 나의 코디……출근할 때 한껏 꾸미고 가면 뭔가 억울하다. 입은 사람이 귀여우면 가성비가 줄줄 내려오든 어떠하리 귀엽겠지…. 내가 귀여워서 괜찮다. 손에 든 물건은 우편함에 들어있던 송영길 후보의 홍보물이다. 기왕 보내주셨으니 뜯어서 읽어봤다.

회사에서 일하다 졸릴 때쯤 오늘 할 일을 적어봤다. 평소 일상을 즉흥적으로 사는 편이라 저런 메모라도 안 적으면 정말 마음대로 누워있기만 한다. 아직까지 욕창 안 생긴 게 다행일 정도이다. 대충 쓴 것 같지만 mbti 극 p인 내게는 정말 완성도 높은 계획표이다. 간결하고 가독성 좋고 뭐… 아무튼

퇴근하고 보라매역에 있는 치과에 왔다.
알아보고 들어간 건 아니고 출퇴근 길에 우연히 보이길래 들어가서 진료를 받았다. 집에 와서 치과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사진을 들여다보고 알았다.

보라매역 율 치과였다. 의사 선생님, 간호사님들 모두 친절하고 좋았다. 진료도 꼼꼼하게 잘 봐주셔서 만족스러웠다. 가서 작성하는 문진표가 꽤 자세하다. 꼭 다시 올게요….. 6개월~1년 주기로 치과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간다. 영원히 함께할 나의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행히 충치는 없고 스케일링도 비교적 최근에 받은 것 같다고 하셨다. 치아 관리에 진심인 편은 아니라 살짝 찔리긴 했지만…ㅎ 그래도 치실도 쓰고 제때 양치하려고 노력하는 즁




여기까지는 의식의 흐름이고 오늘의 빅 컨텐츠는 바로

친구 생일 선물 준비이다.

사실 친구 생일은 5월 초이고 지난 지 꽤 됐다. 직접 뜨개질한 가방을 보내주겠다고 기대를 한껏 안겨주었으나, 나의 게으름 때문에 그냥 허언증 말기 환자가 될 뻔했다.
내가 준비한 선물은 바로 손편지, 비누, 직접 만든 가방이다.

4월 중순 이 패키지를 보자마자

난

파. 워. 구. 매

패키지엔 한 볼이면 충분하다길래 믿고 받았는데 3m 모자라서 한볼  더 시켜서 완성했다. 코튼 10.... 실이 굵고 부드럽고 딱 가방 뜨기 좋은 실이다. 먼지도 많이 안 날리는 것 같다. 뜨개질에 소요한 시간은 실질적으로 이틀 걸린 것 같은데 실이 부족해서 90 퍼 완성하고 방치해뒀다. 그래서 뜨는데 한 달 걸렸다.


완성품이 궁금하시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짜잔!!!!!!!!!!

패키지엔 없는 똑딱 단추도 달았다. 쿠팡에서 만원 주고 50개 샀다. 50개 언제... 다 쓰니....

아무튼 각설하고... 너무 쁘띠 하고.... 부드럽고.....(기영이 바나나 먹방 말투) 수납도.....잘되......

진 않는다......
작잔아!!!!!!!!!!!!!@!!!!!!!!!!@
큰일이다. 지갑이 튀어나온다.

이거 너무 쪼끄매서.... 친구가 좋아하실까?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기로 했다. 난 노력했거든... 친구야 미안해



두 번째 선물은

초깜찍!!!! 곰도리 비누이다. 내가 팔로하고 있는 트위터리안이 추천해서 알게 되었다. 이 스토어에서는 예쁜 향초랑 비누를 판다. 예전부터 구매하고 싶었는데 친구한테 주소를 물어보는 동안 품절되었다.
난 그렇게 친구에게 두 번째 허언을 할 뻔했다.

그러나 며칠 전 다시 판매가 열려서 구매했다. 사실 나도 쓰고 싶었는데 집에 전에 사둔 러쉬비누와 피부과 비누가 있어서 꾸욱 참았다. 비누를 많이 가진 거지가 될 순 없으니까....


세 번째 선물은 바로

손편지이다. 이게 메인이다. 정성은 전통적인 방법이다.
오랜만에 펜을 잡으니 손이 떨린다. 이게 다 대학생 때 생긴 수전증 때문이다. 망할


편지지를 구매하려고 집 앞에 생긴 문구점을 갔다.

이곳은 서울의 강원랜드이다. 홀린 듯이 주워 담다가 정신을 차렸다. 기억해 넌 월급쟁이야.....

문구점이 굉장히 트랜디했다. 요즘 유행하는 산리오 친구들이 많았다. 근데 왜 편지지는 종류는 세 개밖에 없을까나..... 조금 아쉽....

무인결제대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내 앞에 초등학생들이 유희왕 카드를 사고 있었다. 포스기를 슬쩍 훔쳐보니 39장을 사려고 했는지 39000원이 찍혀있었다. 어린이들.... 이모보다 부자구나?.....
수집은 좋은 취미이다. 이모도 수집 좋아해..... 아이돌 카드 수집.....
혹시 NCT 아니?

개수가 많다 보니 결제하는데 오래 걸렸다. 덩치 큰 어른이 기다리고 있으니 신경이 쓰였는지 같이 온 초등학생 친구가 결제하는 친구를 타박했다. 뒤에 분 기다리시잖아~빨리해~!

젠틀한 스윗 초등학생들이었다. 괜찮으니 천천히 결제하라고 했지만 신경이 쓰였는지 빠른 결제를 재촉했다.

문구랜드에서 결제한 것들이다.
요즘 MZ들은 앨범깡 할 때 저 작은 커터칼을 쓴다. 나도 같은 MZ이므로 한번 따라 사봤다. 나중에 저걸로 핫트 가서 앨깡을 할 생각에 살짝 떨렸다.(NCT Dream 이번에 정규 2집 리팩키지 앨범이 나옵니다. 많관부) 뒤에 메모판은 냉장고에 설치하려고 샀다.

앞판은 칠판이고 뒤판은 화이트보드다.
깜찍한 분필도 줬다. 사용해봤는데 깜찍한 인테리어 소품이 될 것 같다. 필기감은.... 생략하겠다. 화이트보드에 일정을 열심히 적고 냉장고로 달려갔는데!!!!!!

갔는데!!!!!!!!!

ㅅㅂ... 생각해보니 걸이가 없네
당분간 책상에 올려둬야겠다. 고로 난 4000원짜리 떡메를 샀다. 이 정도면 빌 게이츠 안부럽다.(사실 부럽다)


좀 이따가 친구가 와서 자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집 청소를 해야 하는데 지금도 누워서 포스팅 중이다. 노루식 청소를 할 예정이다. 쫓기듯 일처리를 하면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누워있으니 깜찍이들이 라방을 틀었다.
화면 속 남자들은 나의 남자친구들이다. (희망사항)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 인도네시아에 있다. 어쩐지 서울의 하늘이 탁하더라...... 빨리 한국 와.줘.


이제 진짜 청소를 하러 가야 한다.
첫 포스팅인데

이거 생각보다

꿀잼인걸?

두 번째 포스팅은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빨리 쓰고 싶당....
이래 놓고 누워있겠지.... 아무튼 오늘 포스팅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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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이라 오타와 맞춤법 오기는 있겠지 애교로 봐줘잉